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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 서평 ♬ - "우리는 시간을 팔았지 영혼을 팔지 않았다" -

♣ 책 소개 : 그동안 ‘책을 소개하는 책’의 저자는 주로 문학평론가, 저명한 작가와 대학교수 등에 한정되어 있었고, 다루는 책의 분야도 인문학과 문학 일색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글쓰기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2-30대 대학생과 직장인들 중 소문난 독서가나 북로거들의 독서에세이가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서 에세이임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았지만 독서를 통해 형성한 자신의 인생관을 전하는 에세이들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독서에세이 중에서도 삶과 책이 함께 어우러진 ‘생활밀착형’ 독서에세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실제로 대기업에서 날마다 쏟아지는 업무와 까칠한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다. 그녀는 관찰자와 방관자로서가 아닌 함께 ‘부대끼는 일원’으로서 마키아벨리의[군주론]과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에세이를 똑같이 온 몸으로 읽어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체화시킨다. 이 책은 오랜 시간 저자를 월요병과 권태로부터 벗어나게 해준 책에 관한, 책에 의한 ‘인생에세이’이다. 삶과 책이 하나인 텍스트로 채워진 이 현장독서기를 읽으면 누구나 ‘그래도 계속 가라’란 긍정의 힘을 믿게 될 것이다.

저자가 삶과 어우러진 서평을 책으로까지 낼 수 있었던 것은 저자 나름대로 수 년간 노력해온 결과로 보인다. 저자가 책을 내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것이 13년 전이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독서일기와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 것이 2003년이니까... 또한 그녀는 독서일기와 에세이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 바쁜 직장생활 가운데 자신의 시간을 별도로 투자하여 '글쓰기'를 따로 공부하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는 '생산적인' 책읽기나 '전략적인' 책읽기가 아니라 그저 "책이 좋아서, 책을 읽을 때 행복해서" 책을 읽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읽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한다.

나도 저자와 비슷한 면이 있기에 희망이 보인다. 나 역시 특별한 의도나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은 아니다. 2007년 겨울부터 시작한 나의 책읽기 역시 40년 넘게 책을 가까이하지 못해서, 그냥 이런 저런 지식과 인문학적, 자연과학적 소양이 부족해서 스스로를 다듬기 위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다. 2년 가까이 꾸준하게 책을 읽은 지금은 말 그대로 '하루라도 책을 읽지않고 잠이 들면 마음 한 구석이 찜찜할' 정도가 되었다.

저자와 내가 다른 점은 독서 분야와 글쓰기에 대한 노력인 것 같다. 그녀는 인문사회학 분야의 책이 중심이다. 고등학교와 대학의 전공이 인문사회이니 아무래도 자연과학보다는 가깝기 때문일 것이고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지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는 저자와 다르게 책읽기를 시작했다. 나는 공부하고 싶었지만 계속 미루어오던, 21세기의 물리학과 천문우주학, 수학이나 생물학 등 자연과학에 대한 책읽기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인문,사회,경제,경영,문학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결정적으로 나는 '글쓰기'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서평을 써왔다. 그래서 나의 서평은 늘 천편일률적인 면이 두드러지고 어떤 때는 '매주 서평 1개'라는 스스로의 약속 때문에 쫓겨왔다.

책읽기를 시작한 지 2년쯤 된 지금... 10년 후에 책을 통해 내가 얻고 배운 것들을 종합하여 책 한권을 낸다는 목표를 세우고 천천히 '책읽기'에 대하여, '글쓰기'에 대하여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보고 자세를 다시 잡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의 '독서 에세이'를 읽다가 몇 가지 조금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서 소개한다.
- '일단은 계속하자. 포기하고 싶을 때 한 걸음 더!' : 저자 자신이 처음 사회에 진출하여 신입사원 시절을 떠올리면서 어떤 분야의 전문가, 달인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또 하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거다. 개그의 달인 김병만처럼, 생활의 달인 봉투아줌마처럼,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처럼 포기하지 않고 길 위에 머무르는 것이다.
- '내게 부족한 것은 훈련이다' : 뭔가 포기하고 싶을 때, 뭔가 힘에 부치고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때, 난 반고흐 미술관에서 본 밀레 그림의 모사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건 능력의 부족이 아니라 훈련의 부족이야. 조금만 더 하면 돼! 너무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포기하지는 말자. 난 목표에 점점 더 가까이 가고 있으니까!"

비록 저자가 아직 30대 중반의 여성이지만, 회사 직원들에게, 주변 지인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고 아끼는 후배들에게 선물로 주고싶은 책이다.

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몇 가지 '변명' 비슷한 것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닥치면 한다"이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늘 '나중에 해야지'라고 미루면서 내세우는 변명이다. 지금껏 실제로 나 자신의 일로 닥치게 되면 어떻게든 해결해왔다는 '망상'에서 비롯된 자만심일 것이다. 반면에, 실제 어떤 일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면, 몇 개월 전부터 큰 줄기를 세워보고 하나씩 준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저자처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아마도 그렇게 20~30대를 보냈기 대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나 분야가 많이 축소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일이라면, 해야 할 일이라면 저자의 자세와 각오처럼 '포기하지 않고 목표에 다가갈 때까지 계속'하면 어떤 일도 감당할 수 있겠지...

♣ 저자 소개 : 성수선 - 그녀는 술자리를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은 술은 싫지만 술 먹는 분위기가 좋아 술자리를 즐긴다지만, 그녀는 실제로 ‘술’자체를 좋아한다. 책도 그렇다. 하는 일에 도움이 된다거나, 읽고 배우기 위해서라기보다 ‘책’ 자체를 좋아해서 그저 읽었을 뿐이다. 유난히 지치고 힘든 날의 끝은 차가운 캔맥주, 그리고 책장에 꽂힌 수천 권의 책과 함께였다. 이런 책읽기의 내공이 감성영업으로 이어져 세계 곳곳 바이어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그 해외영업 노하우를 [나는 오늘도 유럽 출장 간다]란 책에 담아내기도 했다.
그녀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주는 가장 가깝고도 고마운 친구는 책을 읽고 쓰는 독서일기이다. ‘빡세고 드라이한’ 회사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도 책읽기와 글쓰기 덕분이란다. 가장 재미있는 책은 내일 읽을 책이며, 회사원의 눈높이에 맞는 서평을 쓰고 소개해주는 라디오 DJ가 되는 엉뚱한 상상을 가끔, 아니 자주 한다.
서강대 독문학과를 졸업했다. CJ와 LG전자를 거쳐 삼성정밀화학 해외영업담당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늘도 여권에 잉크 마를 날 없이 화학 원자재를 팔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Korea MBA)에 재학 중이다. ‘수선이의 도서관’http://www.kleinsusun.com이라는 온라인 서재도 갖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