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은 일본 번화가에 위치한 세후도라는 대형서점이 배경이 되어 책과 관련한 미스터리한 내용을 다룬 흥미있는 이야기가 함께 하는 추리소설이다. <세후도 사건 메모시리즈>의 1탄이 바로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이며, 모두 5편의 사건이 연작소설 형식으로 구성되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서점 내부와 서점 직원들의 묘사가 무척 잘 그려졌다는 점이다. 대형서점을 드나든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서점의 모습들이 눈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역시 이 책의 작가  오사키 고즈에가 있었다. 오사키 고즈에는 실제 13여년간 실제 서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작가이다. 

5편의 사건 중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이야기가 나는 무척 기억에 남는다. 독특하게 책이란 소재를 가지고 추리를 이끌어내는 경험을 맛보게 한 책이어서 읽는 내내 흥미로운 시간이었는데 특히, 첫번째 이야기 <판다는 속삭인다>가 가장 독특한 추리를 이끌어낸 내용이었던 것 같다. 병상에 누운 할아버지가 메모해 준 내용으로 책 제목을 추리하는 부분이 압권인데, 도저히 서점직원이 아니면 풀수 없을 암호이기도 한데다 암호를 풀어나가며 찾아낸 책 제목이 암시하는 내용이 기가막혔다. 

두번째 이야기 <사냥터에서, 손을 흔드네>와 세번째 이야기 <배달 빨간 모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이끌어내는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스토리를 미리 들려주는 것은 아무래도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말을 아껴야겠다. 대신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길 바란다. <사냥터에서, 손을 흔드네>는 서점을 드나드는 손님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면, <배달 빨간 모자>는 서점 거래처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이다. 

5편의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데에는 서점 직원인 교코와 디에가 중심에 있다. 교코는 24세로, 매사 똑부러지는 6년차 서점 직원이며, 부지런하다, 성실하다, 착하다, 고객의 질문에는 최대한 성의있게 대하는 베테랑 서점직원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디에는 법학과에 다니고 있는 21세 여대생이며, 서점에서 6개월째 아르바이트 하는 인물로 등장하며 교코와 함께 많은 사건 실마리를 해결한다. 

서점을 드나들기만 하던 나에게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은 서점의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 책이다. 사실 너무도 사실적인 듯한 서점직원들의 일하는 모습들을 보며 모든 서점이 그러한 줄 알았다. 특히, 책 속 세후도서점은 번화가에 자리하여 주변 은행, 미용실, 이용실 등에 잡지류를 배달하는 특별한 이야기까지 함께 한다. 하지만, 실제 그런 서점도 있지만, 사실 대부분은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은 이야기 뒷편 서점가 사람들이 들려주는 대화에서 함께 할 수 있다. 

이 책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은 자신이 가장 전문가’라는 생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책이다. 작가  오사키 고즈에가 바로 그런 인물 중 한 사람일 것이다. 실제 자신이 일하는 터전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평소 정성껏 메모한 내용이 모티브가 되어 창의적인 소재와 리얼한 서점이 배경이 되어 멋진 추리소설로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