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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데이! 메이데이!" 영국 남웨일스 지방의 카디프 공항 관제실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날카로운 외침이 터져나왔다. 항공 관제관 존 히버드는 거의 반사적으로 앞에 있는 조종판의 무전기 스위치를 올렸다. 동시에 시계를 보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1992년 3월 30일 오후 6시 39분. 존은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메이데이, 계속하라." 겁에 질린 목소리가 존의 귀청을 때렸다. "조종사가 심장 마비에 걸린 것 같아요.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난 조종하는 법을 모른다고요!" 남웨일스 출신의 젊은 공학자 앨런 앤더슨은 비행을 좋아하지 않았다. 사실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하지만 앨런은 여자 친구 앨리슨의 아버지인 레스 로데스에게 그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앨런은 레스를 좋아했다. 앨리슨이 2년 전에 서로 인사시킨 뒤로, 두 사람은 친한 친구처럼 지내 왔다. 레스는 앨런에게 22년 된 자기 비행기를 타고 씽씽 날아가 보자고 했다. 앨런은 거절할 수 없었다. 거절하면 계속 똑같은 말을 듣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결국 가겠다고 했다. 레스의 비행기는 단발기였는데, 공식 호출 부호인 ||^지-아이독||^을 따서 게이독이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30분 가량 카디프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은 앨런은 자신이 점점 비행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워했다. 조종실은 따뜻하고 편안했다. 900미터 아래에서는 브리스틀 해협의 파도가 서녘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그 옆에서 레스는 나지막하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작은 비행기를 크게 선회시키고 있었다. 앨런의 다리 사이에 있는 이중 조종 장치는 레스의 움직임에 맞춰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다. 앨런은 행복해하며 숨을 내쉬었다. ||^정말 멋지군. 수호 천사와 함께 나는 느낌이야.||^ 30분쯤 지난 뒤, 그들은 카디프를 향해 방향을 돌렷다. "저 구름을 뒤쫓아가 보자." 레스는 앞쪽에 있는 구름을 향해 기수를 돌리며 말했다. 꼭 그래야만 해요? 그냥 여기 있어도 괜찮은데요? 앨런은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레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콧노래도 끊겨 있었다. 레스의 머리가 스르르 앞쪽으로 숙어졌다. 조종간을 쥐었던 손가락도 풀리면서, 양 팔이 옆쪽으로 축 늘어졌다. 게이독이 땅을 향해 서서히 기울어지고 있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앨런은 레스가 장난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p.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