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그런데 인간은? 
최재천 교수가 들려주는 동물이야기는 이렇게 다 아름다운데. 
동물을 알면 어쩔수 없이 사랑하게 되는 것처럼, 
인간도 알면 모두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글쎄다.

제게는 소박한 신념이 하나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는 믿음입니다.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미워하고 시기한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돌에 맞아 싼 사람도 왜 그런 일을 저질렀어야 했는지를 알고 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게 우리들 심성입니다. 동물들이 사는 모습을 알면 알수록 그들을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은 물론 우리 스스로도 더 사랑하게 된다는 믿음으로 이 글들을 썼습니다. <p.8>

힘겨운 세상살이에서 종족을 이어가기 위한 동물들의 행동이 애처롭다. 
자식 키우기 힘들어지면서 이혼이 늘었다는 갈매기, 
다친 고래를 보호하는 동료 고래,
꽁지에 불을 밝히고 밤 하늘을 날아 연인을 찾던 반딧불이들...

동물들 살아가는 모습을 알게되면 그 행동에 연민이 생긴다. 
세상은 너무 살아가기 힘든데,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아 종족을 보존하고, 
더 나아가 자연계를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이 아름답지만 참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는 동물행동학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의 모습에서 인간을 보려는 인문학자이고 싶다. 인간 본성의 기원은 어쩔 수 없이 동물 속에 있다. 왜냐하면 그 옛날 생명이 최초로 탄생한 바닷속을 떠돌며 우연히 자기 자신을 복제할 줄 알게 된 그 DNA의 후손들이 지금도 내 몸 속, 침팬지의 몸 속, 그리고 개미의 몸 속에 함께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p.143>

지구상의 모든 생명이 그 옛날 우연히 자기 복제를 할 줄 알게된 DNA의 후손이라면,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할텐데.
왜 세상이 온통 적의와 불화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참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