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음악적 지식에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베토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뤘다. 베토벤과 동시대를 살았던 음악가 조셉 젤리네크를 필명으로 내세운 채 베토벤 연구가이자 음악가로만 알려진 스페인 작가가 쓴 이 소설은 음악과 미스터리가 뒤섞여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소설로 요사이 유행처럼 발간되어 나오는 팩션(faction) 소설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소문으로만 알려진 베토벤 10번 교향곡을 발표한 로널드 토머스가 다음날 목이 잘린 채 발견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의 머리엔 ‘황제’의 악보가 문신으로 새겨져 있다. 이 문신이 사건의 열쇠가 된다.  작곡한 것은 분명하지만 원본이 분실되어 연구대상이 되어온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그리고 ‘10번 교향곡’은 음악계에 드리운 ‘9번 교향곡의 저주’에서 출발한다. 베토벤을 위시한 쟁쟁한 작곡가들인 슈베르트, 구스타프 말러, 드보르자크 등 많은 작곡가들이 교향곡 9번을 작곡한 후 사망했다. 이런 연유로 '9번 교향곡'에 죽음의 저주가 내려졌다는 전설이다. 이부분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은 오랫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 200년이 지난 뒤 베토벤이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완성 교향곡을 찾아내 1악장까지 세상에 공개됐지만 이를 둘러싼 의혹은 여전하다. 이 10번 교향곡은 200년간 침묵에 묻혀 있었고, 그 악보가 베토벤의 자필 악보일 경우 그 가치가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치솟을 수도 있었다. 소설은 이 ‘10번 교향곡’의 비밀과 미스터리를 파헤쳐 나간다.  다니엘과 경찰, 그리고 10번 교향곡을 탐내는 자들의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19세기의 빈과 21세기의 빈을 넘나들며,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스릴과 감동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특히 베토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와 음악계의 숨은 에피소드를 작품 속에 담겨있어 좋았다. 우리가 책으로만 읽어서 알고 있었던 음악가들의 사생활과 당시의 환경도 접하게 되는 책으로 클레식음악에 어느정도 조예가 있는 독자라면 더욱 흥미롭게 소설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