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도시를 바꾼 예술가들>

 

 

 

 

 

몇 해 전 아이들과 이화 벽화마을을 산책했던 기억이 떠오르게 만드는 그림책이에요.

 

구불구불하고,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는 일이 새롭긴 하지만,

 

보통은 조금 걷다보면 힘이 들고, 계단이라도 만나게 되는 순간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까지 하죠.

 

하지만 벽화마을에서의 걷기는 집의 담장과 벽에 그려진 다양한 주제들의 그림들 때문에 걷는 일의 고단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발걸음을 뗄 떼마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그림들 앞에서 사진을 찍느라 머무르고, 그림이 주는 위트도 만끽하면서 시간을 보내니

 

오히려 다음 골목길에는 또 어떤 그림이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그림책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의 이스트빌리지라는 실제 마을에 이야기를 소재로 해서 만들어졌어요.

 

회색빛 가득한 도시가 벽화로 인해 새롭게 재탄생하고, 이 벽화는 캐나다와 호주로 전파되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도 벽화로 유명한 지역이 여러군데 있습니다.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소개 된 적 있는 통영시의 동피랑 마을도 그 중 하나로 아름다운 벽화로 유명해지면서, 마을이 철거되는 위기를 벗어났다고 하죠.

 

​벽화로 꼭 유명한 관광지가 되지 않았어도 마을 단위 사업으로 벽화그리기를 하는 지자체들이 있습니다.

 

혹시 우리 동네에도 숨어 있는 벽화마을이 있지는 않은지 한 번 찾아보세요!

 

 

 

 

 

한 소녀가 등장합니다.

 

소녀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커다란 창으로 보이는 아이 방 벽은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빼곡합니다.

 

아이의 방엔 갖가지 색으로 넘쳐나지만, 상대적으로 집 밖 풍경은 단조롭고, 우울해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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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회색빛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같은 그림을 선물합니다.

 

아이의 알록달록한 그림을 받아든 사람들의 표정엔 미소가 깃드네요.

 

하지만 도시의 칙칙한 빛이 조금 가셨을 뿐 분위기를 바꿀 만큼 충분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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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페인트 통을 든 한 사람이 아이의 그림 곁에 화려한 색을 칠하기 시작합니다.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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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아저씨의 벽화 그리기에 꼬마 미술가 미라가 참여합니다.

 

그리고 곧 이어 삭스 아저씨, 미라 엄마가 그림을 그리는데 함께 하고, 이웃들이 모두 모여 동네 파티가 벌어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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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부터 시작된 그림은 쓰레기 분리수거함과 벤치로 이어지고, 보도에는 시가 적히게 됩니다.

 

공공예술은 시민 모두가 향유자가 되는 복리적 성격이 강한 예술이지요.

 

게다가 마을 벽화 그리기는 경찰관, 화가, 선생님, 아이들 그리고 노숙자까지 모두 참여해서 '예술을 통해 우리 마을을 변화시키자'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 협력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예술의 창조부터 향유 단계 모두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 졌으니 의미도 더해지고,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도 더 커졌을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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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마지막 부록으로 이스트빌리지의 벽화 그림 작가이면서 이 책의 그림작가인 라파엘 로페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생기없는 회색빛 도시가 한 예술가와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또 다른 지역과 다른 나라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설명되어 있어요.

 

음악과 미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죠.

 

벽화 마을을 걸으면 그림이 말을 걸고, 또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의 빠져드는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한 도시의 풍경만 바꾼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 까지도 변화시킨 벽화마을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꼭 읽어보세요.

 

우리 동네 숨은 벽화도 찾아보시고, 주말엔 가까운 벽화마을로 나들이 떠나보시는 것도 추천해 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