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른 원터마을에서 강라찬 올림>

 

 

 

아토피가 심해서 가려운 얼굴을 긁다보니 원숭이라고 놀림감이 된 아이.

 

너무 바쁜 아빠와 의견차이로 자꾸 충돌하는 엄마.

 

라찬이 엄마는 아이 아토피를 이유로 두 식구만의 시골생활을 결심합니다.

 

라찬이는 아빠와 헤어지고, 낯선 곳으로 이사가는 것이 못마땅하지만

 

엄마의 결심이 꼭 자기의 아토피  때문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짐작하면서 엄마와 동행하게 되죠.

 

 

아토피 때문에 잘 먹지도, 놀지도 못하던 아이 라찬이지만 한 가지 잘하는 것이 있었는데요.

 

바로 글쓰기 입니다.

 

도시에서의 학교생활은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모습으로 채워졌었지만,

 

처음 시골 학교로 전학 온 날 글쓰기 과제를 발표하면서 라찬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게 되죠.

 

아이의 강점에 주목하고, 그것을 키워주도록 노력하라는 이론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입니다.

 

 

더 이상 친구들의 놀림감도 거부대상도 아니고, 반대로 친구들이 손내밀어 함께 놀자고 하게 되니 라찬이는 더없이 밝고 행복한 아이가 됩니다.

 

하지만 라찬이 곁에는 어쩐지 자꾸 마음이 쓰이는 장미가 있습니다.

 

장미는 표정도 우울하고, 아이들과 소통도 하지 않는 아웃사이더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찬이는 장미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려 하지만 그럴 수록 장미는 더 차가워집니다.

 

 

 

 

라찬이는 아빠에 대한 그림움과 시골살이데 대한 이야기를 적어 아빠에게 편지를 보내는데요.

 

장미에 대한 이야기도 다 털어놓지요.

 

그래서 책 내용 중에 라찬이의 편지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편지글을 통해 엄마가 원터마을에서 시작한 일들도 알 수 있고, 시골마을의 풍경,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글 들 사이사이에 라찬이의 마음이 드러나 있고, 또 감춰진 엄마의 마음도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문득 엄마는 엄마대로 나는 나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지금처럼 자기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시간, 그러니까 자기만의 시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요란한 상태는 아니지만 라찬이 가정은 언제 깨어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고, 라찬이 마음도 한 없이 약해진 상태일 겁니다.

 

그래서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 맡겨진 비슷한 처지의 장미에게 그렇게 마음이 쓰였는지도 모릅니다.

 

 

자기도 힘들고, 아프지만 라찬이는 아빠를 향한, 그리고 장미를 향한 끈을 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는 원터마을로 아빠가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라는 말로 장미와도 오해를 풀고, 친구가 되죠.

 

 

 

 

시골마을은 라찬이의 아토피도 치료해주고, 또 마음의 아픔까지도 이겨내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회복된 라찬이는 비슷한 아픔을 가진 장미까지도 변화시키게 되죠.

 

배롱나무, 은사시나무가 심겨져 있는 원터마을은 상처의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 된 거에요.

 

라찬이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시골살이에 대한 동경이 더 짙어지는 걸 느낍니다.

 

 

꼬마 어른 라찬이의 잔잔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로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요.

 

때로 아이에게 배운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알 거 같고요.

 

아이 스스로 상황을 돌아보고, 성숙함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원터마을 같은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 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