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설명은 많지만 지루하진 않았다. 문장이 매끄러운 편은 아니라서 읽으면서 툭툭 걸리긴 했지만 재미는 있었다. 문체를 보고 남자 작가의 글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하영의 편지에서는 작가의 섬세함도 엿보였다.

 

얼마전 교통사고를 목격해서 그런지 교통사로로 인해 돌이킬 수 없게 꼬여버린 최현수의 삶이 공포로 다가왔다.

 

고교시절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으나 왼팔에 찾아온 장애 때문에 2군 포수로 머물 수 밖에 없었던 최현수는 가족과 자신의 행복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은주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들 서원을 낳게된다. 무능한 최현수는 아들 서원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다.

 

강은주는 돈 때문에 독해지고, 얼마든지 뻔뻔해질 수 있는 여자다. 덕분에 일산에 아파트도 장만하게 되지만, 끝내 들어가서 살아보진 못한다. 감성이 메말라 버리고 돈에 벌벌 떨며 사는 불쌍한 케릭터이다. 왜 그렇게 사는지 나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한 소녀와 아내를 살해하고 한 마을 주민을 수장시켜버린 살인마 최현수, 그의 아들 최서원은 12살 때 주간지에 살인마의 아들로 얼굴이 실리고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승환이란 아저씨와 살게되는데 어느 학교도 오래 다니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게된다. 그건 어딜 가나 어김없이 날아오는 그 주간지 때문이다. 언론에 의해 한사람의 삶이 그토록 이그러질 수도 있다는 거 생각해볼 문제이다.

 

오영제는 최현수가 죽인 소녀의 아버지이다. 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치과의사가 되었고, 아내와 딸을 폭행하며 군림하려 하는 또라이 캐릭터이다. 하영은 그의 아내이다.

 

사고와 살인과 복수의 소용돌이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볼 만하다.

7년의밤, 정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