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쿨 최강의 재원이라고 불리는 학생회장 사라시키 타테나시는 학교 축제 기간 동안 각 동아리가 경쟁을 벌여 우승하는 부에 이치카를 가입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덕분에 축제 분위기가 고조된 것은 당연지사. 왜 자기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느냐며 항의하는 이치카의 입을 막은 타테나시는 짐을 싸들고 방으로 쳐들어 와 숙식을 함께 하며 그를 단련시켜 주겠다고 합니다. 회장의 도발에 난감해하는 이치카와 이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히로인 5인 전대. 이렇게 축제를 앞두고 파란에 예고된 가운데 전용기를 탈취하려는 수수께끼의 조직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주인장이 생각하는 이 작품은 문제점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불친절한 묘사. 글을 어떻게 쓰느냐는 작가 고유의 영역이라 참견할 부분은 아니지만 그 내용이 독자에게 전달될 때에는 중요한 명제가 하나 붙습니다. 그건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읽혀야 한다는 것. 아무리 연구를 많이 하고 열심히 썼어도 읽는 사람이 뭔소리? 하면 그건 실패한 작품입니다. IS는 그 정도로 전달에 실패한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쓸데 없는 독백과 대사는 마구 늘어놓으면서 정작 필요한 상황 설명은 대충 하거나 생략하는 우를 자주 범했습니다. 어려운 내용도 아닌데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없는, 한 마디로 읽기 불편한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너무 작위적인 전개입니다. 주 독자층(10대 후반의 남성)을 감안해 (소재가 뭐든) 러브 코미디를 표방한 라이트 노벨에서는 새침하다가 적절한 타이밍이 부끄러워하면서 다가가는 속성(일명 츤데레),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미소녀 하렘 구도, 특출난 구석도 없으면서 항상 주목을 받는 주인공 등은 항상 빠지지 않습니다. 독자들이 원하는 걸 따라가야 하는 상업적 매체다 보니 이쪽으로 죽 밀고 나가도 뭐라할 계제는 아닌데 이것도 정도라는 게 있습니다. 처음이야 츤데레와 하렘, 복 받은 평범남에 끌려 책을 선택했다 해도 결국에는 이런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흥미있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원하게 됩니다. 츤과 데레를 오가는 계기도 있어야 하고, 초기에 평범함은 미소녀 군단을 거느릴 자격이 있는 비범함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히로인들을 애태우는 둔감함도 강약이 적절해야 공감이 가지 매번 그러면 '이XX, 병신아냐?'하는 반응밖에는 못 끌어냅니다. IS가 딱 그짝이죠. 하늘이 내린 둔감함으로 짜증을 유발하는 주인공과 츤/데레를 기계적으로 '출력'하는 히로인들 때문에 소재와 설정은 다이아몬드 원석인데 결과는 공기돌이 되었습니다. 반지가 되어도 모자랄 판에요. orz

4권 감상에도 적었지만 불친절한 묘사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5권도 비교적 수월하게 읽히더군요. 하지만 두 번째 문제점인 작위적인 전개는 더 심해졌습니다. 히로인들이 너무 바짝 엎드려 밀고 당기는 맛이 싹 사라졌고 이치카의 둔감함은 주인공의 미덕을 넘어 병신력으로 착실하게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그나마 새로운 색기 담당 타테나시 선배가 기존 5인 전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주인공에게 접근해 작품의 재미를 '간신히' 유지시켜 주었습니다. IS 코어 뽀리하러 온 의문의 단체는 아직 뭔지도 모르니 패스. (그런데 조직원이 총 3명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TVA 버프 덕분에 그럭저럭 가고 있었던 인피니트 스트라토스 5권 감상이었습니다. 다섯 번 밟고 나니 이젠 지뢰인지도 모르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