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동서말씀연구회 강론 모임에서 십계명과 산상 수훈의 가르침을 함께 읽고 나눈 것을 풀어낸 책이 <땅의 예수, 하늘의 예수>(대장간)입니다. 예수의 가르침을 온전히 이해하고 함께 걸을 수 있는지를 성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원어를 읽으며 그리스도의 깊은 뜻을 성찰하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산상 수훈을 읽은 이유는 배금주의나 물질주의로부터 해방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급진적이면서도 근본적인 가르침을 통합한 것, 근본주의나 진보주의가 하나로 만나 지평 융합의 길을 활성화한 것이 산상 수훈입니다. 이 탁월한 가르침을 인간적이고 구미에 맞게만 가르치는 오늘날 교회의 현실로부터 거리를 두고 성찰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런 취지에서 <땅의 예수, 하늘의 예수>를 접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그래서 텍스트로 돌아가자는 '회귀'의 목표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최소화한 예배를 추구하자는 목표를 가지고, 예배 장소도 없이 그저 성경책 하나로 모임을 유지해 왔습니다. <땅의 예수, 하늘의 예수>는 이런 '예배 실험'의 결과물이지요. 앞으로 목회를 하거나 신학을 하려는 분들이 좀 더 다양한 예배 실험, 교회 실험을 하면서 프로테스탄티즘을 강화시키는 길로 나가는 취지에서 읽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어렵게 썼다는 평가가 있어서 출판사 사장님께 죄송할 따름입니다." (웃음)
 

   우상화된 땅의 예수와 하늘의 예수 모두를 '죽이고' 제3의 예수를 찾는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렇다면 미래 기독교는 어떤 모습을 지향해야 할까요. 

   "개인적인 생각을 감히 말씀드리자면, 기독교 내에서 우상의 관념을 철폐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근본주의자들이 섬기고 있는 예수, 맘모니즘의 우상을 해체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습니다. 북한 공산주의의 세습 체계나 이데올로기는 남한에서 재벌이 세습하고 교회가 세습하는 현상과 다를 바 없지요. 동전의 양면입니다. 더 뻔뻔한 것은 자본주의를 하나님의 뜻이니, 축복이니 하면서 결탁시키는 데 교회가 홍위병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우상을 깨지 않고서 교회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하고, 십계명을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회의가 듭니다. 맘모니즘으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거나 아예 다른 길을 가는 기독교의 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타콤 안으로 들어가 텍스트를 확인하라

   "초대 교회로 돌아가자는 프로테스탄트의 강령은 찬양을 하거나 이벤트를 하면서 이뤄질 수 없습니다. 카타콤 안으로 들어가서 예수가 그리스도였는지, 그 텍스트를 통해서 확인하고 나누는 작업이 예배고 기도고 명상이자 묵상의 모든 가치였다고 생각합니다. 프로테스탄트가 정말 프로테스탄트다워지기 위해서는 과거 부패한 가톨릭의 사제 중심, 목회자 중심의 신비주의적 영성, 가부장적 영성을 해체하고 평신도 각자가 제사장으로 세워질 수 있는 텍스트로의 회귀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독교가 이 두 가지를 추구하지 않으면 미래는 희박해지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커트 보네커트와 윌리엄 포크너, 무라카미 류를 좋아하며 폴 틸리히의 신학과 비트겐슈타인, 데리다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주 목사는 대원군을 소재로 한 역사 소설을 집필 중이다. 주 목사는 대원군이 이순신과 달리 일그러진 영웅상, 가부장제와 명분 의식이 낳은 피해자라고 보고 그의 내면을 다룬다고 했다. 향후에는 십자군 이야기를 전면적으로 다루고자 구상 단계에 있다고 한다. (201.11.16.뉴스엔조이/이용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