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몇 권의 채식 요리책을 가지고 있는데, 그냥 평범한 책들이었다.

동생은 지나가는 말로 ‘만들어 먹고 싶게끔 하는 요리가 거의 없다’라고 말하곤 했다.

며칠 전 집에 놀러 온 동생에게 이 책을 보여주자 대뜸 ‘와~ 이거 맛있겠는데’ 라며 몇 번이나 감탄을 했다.

 따라 만들어 먹고 싶게끔 하는 요리책. 요리책의 기본 덕목이 아닐까 싶다.

막상 책을 열고 읽기 시작하자, 나는 이 책이 단순한 요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이야기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할머니가 부엌에서 도란도란 손녀딸에게 이야기해주듯이 동화처럼 들리는 글들이 담겨 있었다.

나는 글이 주는 푸근함에 글과 사진만으로도 이 음식들을 먹은 것 마냥 배부른 느낌이었다.

하나하나 알려주는 무에 관한 이야기, 배추에 관한 이야기, 둥글레, 식초 등등, 우리가 흔히 보고 먹으면서도 그 효능에 대해 몰랐던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어머니처럼 조곤조곤 이야기해준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신랑에게 ‘무슨 음식이 어디에 좋데’를 연발하자 신랑도 궁금했는지 내 옆에 앉아 같이 이 책을 읽곤 했다.

신랑에게 건강에 좋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주고 싶다.

하지만 결혼 한지 1년2개월 밖에 안된 초짜주부에게 메뉴선정은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담겨있다.

게다가 흔히 보는 재료들이 살짝 다르면서도 예쁘게 요리되어 그릇에 담겨있는 사진을 보면, 군침이 넘어가면서 다 만들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왕을 위한 버섯스테이크는 당장이라도 먹고 싶은 충동이 든다.

거기다 우리 몸의 기를 살려주는 각종 탕과 미용에 좋은 음식정보도 담겨있다.

예쁘게 찻잔에 담긴 오미자화채는 최고의 디톡스 식품이라고 한다.

어서 오미자를 사다가 화채를 만들어 마시면, 이 더운 여름 시원하고 활력 있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시대에 한국음식만 먹을 수는 없는 법. 책 뒤편으로 가니 별미처럼 다양한 글로벌 푸드가 또 한 번 식욕을 자극한다.

한눈에 봐도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아보인다.

 

 

 

거기다 아이들을 위한 간식까지.

뱃속의 아기가 태어나려면 2~3주 있어야 하는데, 나는 맛난 음식들을 보면서 몇 년 뒤에나 해줄 간식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에 벌써 뿌듯하다.

 

 

음식은 정성으로 한다는 말씀과 자연의 에너지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우자는 말씀들을 깊이 새기고 싶다.

음식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영혼을 만든다.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음식 그게 Soul food 일 것이다. 이 책에 담긴 많은 요리들을 1번 이상씩 꼭 해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태어날 내 딸에게 이 책을 물려주고 싶다.

 

레시피만 담겨있는 게 아니라, 음식과 재료에 담긴 이야기들이 한가득 이라서 읽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제는 책에서 빠져나와 음식들을 따라 만들어 봐야겠다.

올 여름 이 책과 함께 영혼을 채워주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주는 음식기행을 시원하게 다녀오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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