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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 소설. 생존 본능, 충성과 배신의 투쟁이 치열한 꿀벌들의 삶을 스릴있게 그렸다.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여왕벌, 자신의 수명을 줄여가며 치열한 노동을 하는 일벌, 왕국을 위해 희생하는 수펄들 등 작가의 상상력과 관찰력 및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꿀벌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복원했다. 자신의 왕국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꿀벌들의 사회를 볼 수 있다. <제1권>

생존 본능, 충성, 배신의 투쟁이 스릴있게 펼쳐지는 꿀벌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장편소설 하나의 왕국을 이루어야만 진정한 생명체로서 살아갈 수 있는 꿀벌의 세계. 치열한 생존의 전투를 뒤로하고 깊은 가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오늘도 꿀벌은 날갯짓을 한다.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여왕벌, 자신의 수명을 줄여가면서 치열한 노동을 하는 일벌, 왕국을 위해 희생하는 수벌들. 그리고 생존을 위해 말벌과 치열하게 맞서 싸우는 전투! 달콤한 꿀을 만드는 꿀벌의 삶의 일부인 치열한 전쟁의 역사와 행간을 메우는 핏빛 전투는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꿀벌들의 치열한 삶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단 몇 마리만으로도 4-5만 마리가 군락을 이루는 꿀벌 왕국을 한 나절 만에 괴멸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적인 장수말벌과의 전쟁에 맞서는 꿀벌들의 지혜는 작가의 단순한 상상력이 아닌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온도에 대한 적응력을 이용하는 것으로서, 실제로 꿀벌들이 사용하는 전술이다. 이렇듯 소설 ‘벌’에는 꿀벌의 생태가 작가의 상상력 안에 그대로 채밀되어 있다. 꿀벌의 세계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과 상상력이 마치 사이버 공간의 게임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박진감 있게 전개되면서, 그 열기에 숨이 차오를 즈음 소설의 독특한 구성 방식은 군데군데 어린시절 할아버지의 무릎을 베고 옛 이야기를 듣는 듯한 편안함을 끼워 넣어 잠시 숨을 돌릴 틈을 주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다음에 전개될 스토리에 대한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독특한 구성과 소재만이 아니라 말끔한 문장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는 독자들을 때로는 숨 가쁘게, 때로는 편안하게 책 속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자신을 곤충학자도, 사회학자도 아닌 이야기꾼일 뿐이며,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꿀벌의 매력은 근면함도 뛰어난 사회구성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생명을 단축시키면서까지 열심히 일하는 일벌의 모습이 감동을 주는 것은 사실이고, 자신의 왕국에서 하나의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꿀벌들의 사회를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들어가기에 앞서
프롤로그

1 아모리스 왕국의 마지막 가을
2 이노이오의 역습
3 꽃잎은 떨어지고
4 또 한 번의 위기
5 스러지는 왕국 아모리스

본문 중에서: 지금 숲속에선 꽃 향유의 그윽한 향기사이로 피비린내가 번져가고 있다. 눈물을 거둬라. 슬픔을 간직해라. 오늘의 이 치욕을 간직해라! 나는 너희들과 더불어 강해 질 것이다. 그리하여 두번 다시 짓밟히지 않을 것이다. 맹세컨데 내 백성들에게 창을 들이댄 자들을 반드시 멸할 것이다. 왜 봄은 겨울 다음에 오는 걸까? 때론 한 번쯤 겨울을 건너뛰고 봄이 와도 좋으련만…. 저자의 말 중에서: 꿀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자신의 역할에 맞는 일을 시작하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생명을 최대 1/6까지 단축시켜가며 일을 할 만큼 몸을 아끼지 않는다. 만일 옛 사람들이 이러한 꿀벌의 근면함을 알았다면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는 잠언서의 내용은 ‘게으른 자여 꿀벌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라는 말로 바뀌었을 것이다. 물론 단지 열심히 일하는 것 때문에 꿀벌을 이야기의 소재로 선택한 것은 절대 아니다. 꿀벌이 가진 더 큰 매력은 그들의 사회에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의 관계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다. 아니 오히려 왕국을 경영하는 것은 여왕이 아닌 일벌들이다. 또한 그들의 여왕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벌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렇듯 꿀벌의 사회는 우리네 민주주의 사회와도 닮아 있다. 아니 어쩌면 인간의 민주주의는 꿀벌들의 그것과는 비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원시적인 수준인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자면 인간의 민주주의는 대개 소수의 대표가 다수의 뜻을 가장해 지배하는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꿀벌의 사회는 왕국의 절대다수인 일벌들이 주체가 되고 주체가 된 일벌들은 목숨까지 내던지는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다. 권리와 의무의 완벽한 조화라고나 할까……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어김없이 찾아드는 폭도 장수말벌. 그리고 알량한 독침 하나에 의지해 목숨을 내던지며 맞서 싸우는 꿀벌들. 매 해 가을마다 꿀벌과 장수말벌의 끝없는 전쟁은 계속된다. 가을이면 어김없이 장수말벌들은 꿀벌을 공격하고, 꿀벌은 힘겹게 그들과 맞서 싸우며 왕국을 지켜낸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을 알기 이전부터 그렇게 살아왔을 것이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그 굳세고 작은 곤충의 이야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