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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 추천수 21 | 댓글수 51 금요일에는 유난히 차가 더 밀린다.  신도림역 사거리를 막 빠져 나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빗발 치듯 총알이 쏟아지는 전장戰場을 빠져 나가는 일보다 두려운 영등포 사거리를 남겨 두고 있다. 여간 짜증스럽지 않다. 그러나 이곳은 나의 담력 지수를 높여 주는 곳이기도 하기에 소심함을 극복하는 연습장으로 적극 활용하려는 자세로 임한다. 신호가 막 바뀌려는 순간, 앞 차의 꼬리를 물고 달라 붙어야 할지, 우아하게 정지선 앞에 멈춰 설 것인지를 재빠르게 결정해야 한다. 이미 늦어 버린 출근 시간인데 품위라도 지켜 볼 요량으로 브레이크를 지긋이 밟았다. 순간 ’빠~앙 빵! 빵!’ 하며 뒤따르던 버스가 경적을 울려 댄다. 그러더니 어느새 옆 차선으로 밀고 나온 버스가 내 차 옆으로 바짝 들이댄다.  "아줌마, 운전도 못하면서 이 바쁜 아침에 왜 차를 끌고 나와? 에잇, 재수 없어" 그리고는 ’카악’ 가래침을 뱉는다. 다행히 내 차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아저씨, 나도 지금 돈 벌러 나가는 길이야, 그냥 논스톱으로 밟기만 하면 운전 잘 하는 줄 아나? 그리고 왜 반말이야?’... 책읽는파랑새 | 2008. 12. 03.

추억 | 추천수 0 | 댓글수 0 외가집에 가면 바로 윗집에 할머니가 한분 계셨는데, 그 분이 들려주던 옛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해주시는데도 할머니의 이야기는 항상 새로운 이야기로 들렸다. 책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없었 던 어린시절에 내가 누릴 수 있는 멋진 상상에 세계였 던 것 같다.   내 어린시절에 읽은 책은 열 손가락에 꼽힐 것 같다. 어느 날 이사를 간 집이 만화가게 옆집이었는데, 엄마가 서울로 옷감(원단)을 사러 가시면 옆집 만호가게에 나를 맡겨 놓으시고 가셨다. 여섯살 여자아이가 읽기에는 참 재미가 없었다. 그 때까지도 나는 한글을 몰랐다. 그 어린아이 생각에 왜 사람들이 돈을 내고 만화책을 읽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꽁짜니까 밤을 새서라고 읽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교과서를 받았고, 내가 태어나서 받는 새책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예뻣는지 그 느낌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 느낌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라졌지만, 학교에 가방을 메고 가 던 일학년 내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다.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누군가가 질투를 하는지 그 기쁨을 느끼기에도 잠깐 엄마가 병으로 많... 바닷가바람 | 2008. 12. 03.

음...쑥스럽긴한데요~ | 추천수 0 | 댓글수 0 울아덜 낳은지 벌써 39개월이 되어가네요. 모성은 본능인줄알고 있다가 찾아온 우울감들, 우는 아이앞에서 뭘해야 좋을지도 모르겠고 잠도 못자고 수유하느라 찢어진 유두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고... 참 뭐 이런 엄마가 있나 싶었지요. 자신을 책망하며,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결혼을 하며 낯선 곳에서 지내느라 친구를 만나는 일도 쉽지 않았고 짬짬이 할 수있는 일이라곤(아이가 잠을 안자서^^)  책을 읽는 일뿐이었지요. 원래 얕은 지식인지라^^;; 책을 좋아하는데, 육아서적들을 섭렵하면서 나름 위안을 삼았지요. 어느덧 세돌을 넘고 잠자리에 들기전에는 책을 두어권 집어오는 아들을 보며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주관이 강해지는 네살아들, 요즘은 아이의 자존감을 세워주기위해, 그보다 먼저 제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책을 집어듭니다. 울아덜 책읽는 엄마 옆에 와서 혼자 책을 지어 읽어 절 웃게 하네요. 이벤트 덕분에 잠시 책 덕에 고마운 시간들 돌아보고 감사하게 되네요. 앞으로 아이를 키우며 더 많이 힘든 시간들 있을테지만,  과정 함께 해줄 책과 즐겨보려구요... sujineeee | 2008. 1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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