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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 난 떠나고 싶다. | 추천수 0 | 댓글수 0  여섯 살부터 여덟 살까지 난 집안에서만 지냈었다. 심각한 관절염 때문에 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큰 대학병원에서조차 다리를 잘라야한다며 포기한 나를 엄마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살던 모래내에서 종로 5가에 있는 한의원까지 2년 동안을 날 업고 다니셨다. 엄마의 지극한 정성 때문에 다행히 난 완쾌되었다. 난 그 여섯 살에 한글을 깨쳤다. 동네에 살던 형이 같이 놀기 위해 한글을 가르쳐 주었는데 글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했던지 이 후로 난 늘 글자만 보면 닥치는 대로 읽어댔다. 내가 글을 읽어대는 것이 기특했는지 아버지께서는 한 소년잡지를 정기 구독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그 이 년 동안 난 정말 많은 책을 읽었다. 아니 책을 읽었다기 보다는 글자를 읽었다고 해야 옳다. 각종 동화책, 신문에 쓰여 있는 한자를 제외한 모든 글자들, 잡지에 있는 글자들, 심지어 그 시절에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전봇대에 잔뜩 붙어있던 광고 전단들의 글자까지 난 읽고 또 읽었다. 지금의 다독 습관은 아마도 그 때 형성된 것이지 싶다.  어릴 때부터 난 책을 읽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집에서만 보내야 했... 11기 베이스 | 2008. 12. 19.

나를 바꾼 한권의 책. | 추천수 0 | 댓글수 0 아침부터 부산한 나의 하루는 오늘도 여전하다.  같은 벨소린데 왜 유난히 아침을 깨우는 그 소리는 그렇게 더 짜증스럽기만한지. 그렇게 또 나의 손놀림은 어찌나 빠르게 전화기를 꾹 눌러 입을 다물게 하는지 말이다. 그래봤자 이미 머릿속에서는 오후의 스케줄 생각에 위궤양이 도지는 기분이 들고 만다. '산다는게 이런게 아니겠니. 원하는데로만 살수는 없잖아. 알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신나는 일이야 두렵기는해도...' 나의 내일은? 또 똑같은 건물에 틀어박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며, 괜히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는 일상일텐데. 이렇게 난 나의 내일을 잘안지만 오히려 더 두렵다. 변화하기 힘든 단단한 내일을 또 맞이해야한다는 생각에 말야. 번쩍~ 내일을 생각하는 사이 오늘은 급하게 흘러 머리를 휘감고 밥풀 날리며 밥을 먹기에 적당한 시간만 남겨졌다.  이것마저 포기할수는 없지. 부랴부랴 아침을 받아들인다. 1500번 버스 안, 같은 표정을 하고 앉는 자리도 고만고만한 곳에 늘 앉는 마네킹 같은 사람들. '저 아줌마는 오늘도 저 옷을 입고 가네.' '요즘 고등학생들 참 지멋대로야.' '그 아가씨는 오늘 안타... 이꼬붕 | 2008. 12. 19.

내 인생에 있어서 책이란... | 추천수 0 | 댓글수 0 글을 쓰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과 자기 자신만을 위한 글이 그것이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글이 전자의 성격에 해당하는 글이고 일기 등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 후자의 성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남들의 무관심 속에 나 자신만의 글이 되어버리는 것은 글을 쓰는 이에게 있어서는 정말 가슴 아픈 일일 것이다. 반면에 나 자신만의 글이 누군가에게 우연히 보여지는 경험 또한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모든 글은 내용에 맞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을 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이는 자발적으로 내용과 목적의 상충이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사적인 내용의 글을 쓴다는 것 또한 목적 및 내용의 괴리로 인해 누구에게나 망설여지고 부끄러운 일이다. 특히 내성적인 사람인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부터 내가 쓰려는 하는 글 또한 지극히 사적인 내용으로 비록 누군가에게 억지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여지는 경우는 아니라고 할지라도, 최소한 사적인 내용이 공적으로 보여진다는 측... againstand | 2008.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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